난 너와 사귀지 않을 거야.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말이야.
아니, 전보다 더 네가 좋아졌어!
일주일 동안 준비하면서 고백의 목표가 조금 달라진 건 맞아. 그건 내 마음을 내 안에 하나도 남기지 않고 너에게 100% 전달하는 거야.
그래서 내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면. 그렇게만 된다면... 너와 친구로 남아도 좋다고 생각했어. 좀 이상하지?
난 사실,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다 재수 없었어. 흔히 말하는 '입 잘 턴다'는 그런 사람들. 괜히 멋진 말 하면서 잘난 척하는 느낌이었거든. 요즘에는 그런 걸 비웃잖아. 조롱하고, 패러디하고. 그냥 재밌어서. 이 사람이 어떤 철학을 가졌든지 그냥 비웃어주면 아주 잘난 사람도 아주 쉽게, 우습게 만들 수 있더라고.
하지만 그럴수록 '말하기'가 어렵게 느껴지고,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점점 더 반감이 들고. 말과 글에 대한 거리감이 생길 뿐이란 걸 이제 알아. 넌 그냥 내가 더 알고 싶었던 거야.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마음을 알기 힘드니까...
비슷한 점이 많으면 많은 대로, 다른 점이 많으면 다른 대로... 너를 알아가고 앞으로 많이 대화하고 싶어!
너만 빗장이 풀린 게 아냐. 나도 그래.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중간에서 만나 새로운 방향으로 함께 걷게 될 거야.